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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3/써놓기

▒ 도자기 해태


인사동 어느 골목 골동품점에는 키가 150cm 쯤 되는 앉아 있는 부부 해태상이 있었다.

어미가 앞발 사이에 새끼를 데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늘 지나다니면서 이끼가 낀 머리를 쓰다듬곤 하였는데,

비를 맞더니 점점 붉게 변해갔다.

안타까웠다.

 

 

 

2009.03.101.15 21:27 T20

 

 

 

어느날 종로 국악로를 걷다가 돈화문 못미처 골동품 점에서 같은 모양의 해태상을 보았다.

돌로 깎아 만든 17cm 쯤 되는 벽돌 크기의 해태 부부상이었는데

서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해학스럽고 귀여웠다.

하지만 골동품이라니 사치품..

구경만 하였다.

 

어느날,

그 집이 가게 이전을 위해 세일 한다하여 들어가 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국에서 만든 것이었다.

판매하는 분이 중국 분인듯, 손님과 이야기할 때는 한국말을 썼는데

부인과는 중국말로 대화를 했다.

그 분이 직접 주문 제작을 하였는데 인사동에서 아주 잘 팔렸다고,

히트상품이라고 자랑을 하였다.

 

중국산을 인사동에서 사다니..

하지만..

어릴 때 부터 좋아했던 해태상이고

아주 이쁜 가족의 모습이어서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수공으로 일일이 깎아서 모양이 다 다르고

돌의 재질도 조금씩 달랐다.

몇 쌍중에서 고르고 골라,

마음에 드는 한 쌍을 맞추어 5만원에 구입했다.

인사동 거리에서는 20만원에 팔았다는데

믿는건 아니지만, 5만원도 싼것은 아니지만,

사고 싶었다.

 

1/5s f2.8

 

그리고 파랑색 붓 끝을 다듬는 (이름을 들었는데 잊었다.. ㅠㅠ)

도자기도 해태모양 이었다.

다리가 3개인 그릇 모양인데 붓 닿는 입 부분이 등에 있었다.

한 쪽 이가 나갔는데 색이 이쁘고 모양이 특이해서 함께 구입했다.

그것도 중국산이었다.

 

 

1/40s f2.8

 

돈주고 사는 장식품 같은거는 안사는 주의였는데..

나이가 들고 혼자이다 보니..

월급날이다 보니..  

몇 개쯤 사는 사치를 한 번 부려보았다.

 

그런데..

좀.. 마음이 불편했다.

 

얼마 후

인사동 거리를 지나다 또 다른 자그마한 도자기로 만든 해태 인형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작가가 만든 것이다.

대, 중, 소 크기가 다른 하얀 도자기 해태상이었다.

틀로 찍어낸 듯, 똑같은 모양이었지만

그려넣은 선의 색과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4cm 중간 짜리가 현금으로 3만5천원이었다.

찍어냈는데 왜이렇게 비싼지..

 

이런 비싼거 잘 안사는데..

그날도 월급 받은 날이었을 것이다.

색깔과 표정이 마음에 드는걸로 고르고 골라 한 개를 구입했다.

가지고 있는 해태 중에 제일 작고

귀엽고.. 하얘서 좋다.

 

그래서 해태상을 3가지나 가지게 되었다.

모두 합해서 다섯마리..

 

지금도 하얗고 비싼 이놈이 맘에 든다..

 

 

60 400 100s 2.8 A 6/10EV
2012.08.23 15:37 nx20 60mm

 

 

2011.09.2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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