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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시행착오 중 ㅡ 지장보살

주의) 이 글은 얼렁뚱땅 시행착오 중인 이야기라서 글이 두서가 없고 말이 많습니다. 도움 말씀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제가 종교는 없지만 시왕초 (A3 크기) 를 뜨고 있습니다

 


1,000장을 떠야 하는데
아교포수된 순지, 포수 안된 순지, 배접지.. 갖고 있는 종이로 십여장 뜨고 생각하니 많은 종이가 필요해서 인사동에 갔습니다
노루지에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여쭤보니 '노루지는 기계지이고 포장할 때 많이 사용하는 저렴한 종이인데 이걸로 본을 뜨다니.. 초지 정도는 사용해 줘야지' 라는 사장님 말씀에 1,500원 하는 순지 초지를 2장 사서 화실에 갔다가 노루지를 사용하는걸 보고, 다시 백제한지로 가서 노루지를 달라하니 20장 포장을 해놓은 걸 쑥~ 뽑아 줍니다. 2,000원입니다.
노루지가 91×121cm 이고 시왕초가 23×40cm 이니 세로로 네 등분, 가로로 삼등분 접어 자르니 12장이 나옵니다 1,000장을 그리려면 노루지 83장이 필요하군요
노루지가 맨질맨질 한 곳은 앞면이고 약간 거친 쪽이 뒷면입니다 앞면에 그려보니 순지와 달라서 미끈하니 붓이 막 나가서 어렵습니다. 뒷면이 살살 붓이 나가니 낫지만 어렵게 그어보자 하고 앞면에 그리기로 합니다
그리다 보니 어떤 날은 하루에 2장 5장 7장도 그리고 못그리는 날도 있어 7일에 20장을 그리게 되더군요 하루에 3장 그린다 해도 1,000장을 그리려면 333일이 걸리고 다 그린 후에 보살초 1,000장 천왕초 1,000장을 그리려면 3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게다가 벌써 귀에서 소리도 나고 손목이 시큰거리는게 3,000장을 다 뜰 수 있을지 알수도 없고.. 해서..
지장보살을 꺼내봅니다
좋은 세상입니다 인터넷에 검색되는 지장보살 (고려불화) 사진이 여럿 됩니다 그 중에 해상도 좋은 걸루 골라서 다운받습니다. 데스크탑에선 다운이 안되니까 핸드폰으로 다운받아서 피씨로 옮긴 다음에, 무료로 다운받는 포토스케이프 프로그램으로 잘라서 A3 두 장으로 프린트 하면 본 뜨기 적당한 크기라고 봅니다.
홍대 석우출력에서 프린트 해서 잘라서 잘 연결한 후 나무판에 붙이고 2절 트레싱지를 얹고 코픽 멀티라이너 블랙 0.03 라이너펜으로 아래부터 그리다 생각해보니 옷에 무늬가 보이지 않는겁니다

핸드폰으로 다시 검색하니 이럴수가!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 색도 조금 더 잘 보이고 무늬도 조금 더 잘 보이는 사진을 발견하고 다운받았습니다
계획은 파일을 2개로 잘라서 홍대 석우출력에서 칼라로 프린트하여 잘 붙인다음 인사동 환갤러리 2층 복사실 부성기획에서 흑백 확대복사를 하고 알 수 없는 문양은 정독도서관에 고려불화 책을 찾아다가 본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검색과정에서 알게 되었는데, 고려불화 지장보살은 같은 본으로 그린 듯 한 그림이 일본 네즈미미술관, 덕천여명회 두 군데 있고, 국내에 모사작이 조회되는 것만 6점이 있습니다. 모사작들은 파일이 작아서 참고할 만한 것이 없고 그림 내용도 원작에 충실하기 보다는 나름의 의도성이 더 커 보입니다. 원작에 가깝게 본을 뜨고 그리고 싶어서, 본 뜨는데 몇 년이 걸릴지 죽기전에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어차피 시왕초 보살초 천왕초 3천장 뜨는데도 3년은 걸릴테니 될대로 되라 해보려는 겁니다
지금은 시왕초를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