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공덕은 다만 삶과 죽음을 되풀이 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조그만 결과에 지나지 않아, 언젠가는 흩어지고 말 것들이오. 그것은 마치 물체를 따르는 그림자와 같아서, 있는 듯 하지만 사실은 있는 것이 아니오."
"그럼,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인가요?"
"청정한 지혜는 깊고 온전해서 그 자체가 텅 빈 것, 이와 같은 공덕은 세속적인 명예욕을 가지고는 구해도 얻을 수 없소."
공덕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지은 공덕은 참 공덕일 수 없다. 베푸는 쪽이나 받는 쪽, 베푸는 물건, 이 세 가지가 다 청정하고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을 때 진정한 보시이며 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생색을 내지 않고 하는 일이 참 공덕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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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욕의 근원을 끊으려거든 먼저 그 마음부터 다스려야 한다. 마음이 안정되고 생각이 풀린 뒤에라야 도를 얻을 수 있으리라."
부처님은 계속 말씀하셨다.
"열 두 가지 인연은 어리석음(無明)을 근본으로 삼는다. 어리석음은 모든 죄의 근원이요, 지혜는 모든 선행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먼저 이 어리석음을 끊어 버린 다음에야 생각이 안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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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사람은 홀로 있을수록 넉넉한 뜰을 지닐 수 있다. 마음에 꺼리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보다는 외롭더라도 홀로 있는게 얼마나 홀가분한 일인가를 겪어 본 사람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말했던가. 홀로 있을 때의 너는 온전한 너이지만, 친구와 같이 있을 때는 절반의 너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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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만드는 사람은 활을 다루고
뱃사공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다루네
사람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그 기능이 한낱 자랑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이 인격 형성과 연결되어야 한다. 모든 일이 인격화될 때 그 기능은 새로운 빛을 발한다.
자기를 다룬다는 것은 자기야 말로 모든 일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말도 바로 이런 뜻에서 나온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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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괴롭히면 스스로 괴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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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된 사람은 착한 사람의 이름을 들으면 미워하고 질투하며, 나쁜 소문을 듣고는 도리어 기뻐한다. 그러나 착한 사람은 남의 결점은 숨기고 좋은 점은 드러내어 널리 알리며, 나쁜 짓을 보면 그것이 번뇌에서 온 줄 알고 가엾이 여겨 용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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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얻는 것이 아니라 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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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것이란 티끌만큼도 없다는 것이 우주 질서인 인과 관계다. 내일이 없이 오늘만 살고 말아 버린다면 누가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고 미래는 현재의 지속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내게는 나 자신의 현 존재를 미래로 이어 나가게 할 책임이 있다. <인과경>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받는 것을 보라. 내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짓고 있는 것을 보라."
그러니 자기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곧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다. 외부적인 현상이나 환경도 자기와의 관계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이 연기緣起의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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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 뒤의 일이 더 큰 사실로 느껴져서인지 그 진실성에 믿음이 간다. 인간끼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생물에 대해서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탈을 쓰고 개도 못 할 짓을 마음대로 저지르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다른 생물을 대할 면목이 안 선다. 그의 종착역이 어디냐를 따지기보다는 인간으로서 그 '있음'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되풀이 되는 삶과 죽음의 과정에서 볼 때 내 부모나 형제 아닌 생물이 어디 있겠는가.
무심코 불쑥 뱉은 한마디 말이 스스로를 윤회의 쇠사슬로 묶어 버린다는 이 이야기로 미루어 볼 때, 내 몸짓 하나, 말 한마디, 생각 한 번이 새삼스레 두려워진다. 조심하고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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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모질게 맺힌 마음은 쉬 풀리지 않아 윤회의 괴로움을 되풀이 하고 있다. 크게 뉘우쳐 참회하지 않고는 풀릴 기약이 없다. 수행자들의 일상에 참회와 발원이 따르는 것도 이런 뜻에서일 것이다.
<법구경> 제5게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 세상에서 원한은 원한에 의해서는 결코 풀리지 않는다. 그 원한을 버릴 때만 풀리나니, 이것은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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