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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접

비단배접 후 물감 박락, 수리


고려불화반에서 배우시는 분이 그린 선재동자 입니다.
오간자3합을 수세하여 6호 견틀에 고정하고 아교포수를 하여 배채하고, 전채 하여 그림을 잘 그리셨습니다.
채색 완료 하고 1주일 후에, (금선을 긋기 전에) 1배접(건배접) 을 하였는데 건조 후, 떼어서 앞면을 보니 배채한 바탕색에 작은 구멍이 균일하게 나 있었습니다. 작은 구멍들은 배접 과정에서 다짐솔로 다질 때 배채 물감이 박락되고 교반수 까지 없어진 것입니다.
이런 적은 처음 입니다.
원인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1배접 건조



■ 배접지
비단 배접지는 얇고 튼튼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1배접시 타솔할 때에 배접지가 튼튼하게 버티지 못하면 타솔이 배접지를 뚫어 버립니다. 그러면 배채 물감까지 타솔이 닿기 때문에 배채한 물감이 찍혀 솔 자욱이 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15g 짜리 무표백 순지 (송지방 5,000) 을 사용하였는데, 제가 쓰기에는 좋았지만 배우는 분들은 너무 얇아서 힘들었습니다. 22g 짜리 황촉규지 (성심 11,000) 를 사용한 분이 있었는데 깨끗하게 잘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순지 (한지마트 얇은 순지 6,000) 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 순지는 깨끗하고 옻지를 배접하였을 때 무리없이 잘 되어서 비단도 배접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비단 1배접 시 다짐 작업 과정에서 배접지에 솔자욱이 났는데, 점 처럼 고르게 배접지가 뚫려버렸습니다. 그래도 수업을 해야하고, 소맥전분으로 풀을 직접 쑤어 오셨기 때문에 (풀을 오래 보관하면 상할 수 있어서) 일주일 후에 다시 2배접 을 가르쳐 드리고, 건조 하였습니다. 2배접은 작은 판에 그림이 앞으로 보이도록 붙였습니다.


2배접 후
자세히 보면 바탕에 구멍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구멍들은 채색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 입니다.

채색시 사진



배접지를 떼어내고 배채를 다시 하기로 하였습니다.


건조판에서 떼어냄

다른 수업과는 다르게 돌돌 말리지 않았습니다.

물을 분무 합니다.
2배접지를 제거 중
1배접지 까지 제거 완료


1배접지는 다짐솔로 다져서 (타격하여) 단단히 붙어 있기 때문에 제거 하기가 어렵고 배채 물감과 아교가 배접지에 묻어서 떨어져 나옵니다.


잘라서 견틀에 검테이프로 고정합니다.

견틀에 고정합니다.

건조 후

배접지를 떼어내니 구멍이 더 커지고 많아 졌습니다.
배접지에 물감 뿐 아니라 교반수까지 붙어 떨어져 구멍이 나 있습니다.

구멍을 막기 위해서 2% 교반수로 포수 하였습니다.




구멍이 막힐 때까지 칠했습니다.
칠하고 2~3시간 건조하고를 반복하며 10회 정도 칠한 것 같습니다.


교반수 칠 완료
바탕에 구멍들이 많지만 쇼올과 주황색 옷은 전혀 구멍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배접지가 원인이 아닙니다. 배채를 하면서 그 이유가 생각났습니다.


배채를 다시 하였습니다.
선재 동자의 피부와 의상 일부, 연잎은 흰색으로 연하게 2번 배채를 추가 하였습니다. 바탕색은 토채로 전부 1회 칠했습니다.


앞면
구멍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석채 채색시에는 직접 만든 진한 아교를 사용하는데 바탕색을 칠할 때 아교를 가져오지 않아서 화실에 있던 길상아교를 사용하였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판매하는 물아교인 길상아교는 오죽아교보다 더 농도가 진합니다. 그래서 일본 분채 물감을 갤 때 사용하기도 해서, 토채 채색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사용하였습니다. 칠할 때는 잘 칠해져서 몰랐지만 배접할 때 박락이 되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토채 중에서 진한 색은 잘 떨어지기 때문에 아교를 더 많이 넣어야 됩니다.
진채, 석채 채색에는 많은 과정이 있는데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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